“변곡점 왔지만 갈 길 멀다” 2024년 AR/VR 시장 전망
작성자 정보
- vr소방관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232 조회
- 0 추천
- 목록
본문
증강/가상현실(AR/VR)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CES 2024에서 여러 제품이 발표됐다. 이른바 XR 기술(증강, 혼합, 가상현실을 포괄하는 용어)의 채택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하드웨어 업체는 기업과 XR 기술을 주류로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번 CES에서는 새로운 혼합현실 헤드셋, 스마트 글래스 그리고 올해 말 차세대 하드웨어에 들어갈 퀄컴 프로세서가 공개됐다. 가트너의 책임 애널리스트 투옹 응우옌은 "CES 및 IT 업계에서의 발표는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필요한 시장과 혁신을 촉진해 발전 및 채택 증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몇 년 동안 메타버스 및 관련 기술에 대한 관심이 시들했지만, 2023년 여름 애플의 비전 프로가 공개된 이후 분위기가 달라졌다. 또 메타의 퀘스트 3 헤드셋과 레이밴 스마트 글래스가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가상 및 혼합현실 기기에 관한 대중의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IDC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VR/AR 기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8.3% 감소한 810만 대를 기록했다. 제품 개발에 투자한 비용에 비해 실망스러운 수치다. 하지만 2024년에는 2023년보다 46%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응우옌은 “현재 VR/AR 헤드셋 채택률이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아직 주류 채택과는 거리가 멀다. 하드웨어 확산 외에도 다른 문제가 더 있다. 해결해야 할 다른 과제로는 콘텐츠, 서비스 및 애플리케이션 생태계가 있다"라고 말했다.
응우옌에 따르면 좋은 소식은 현재 시장에 출시되는 기기가 더 넓은 생태계에 관심과 혁신을 촉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장기적으로 VR/AR 업계가 발전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애플 비전 프로, 2월 2일 출시 확정
가장 주목할 만한 AR/VR 관련 발표는 사실 CES에서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8일 애플이 오는 2월 2일 미국 내 애플스토어 매장과 애플스토어 온라인에서 비전 프로를 판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 말에는 영국과 캐나다를 비롯한 몇몇 다른 시장에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응우옌은 “최근 몇 달 동안 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소식은 단연 애플의 비전 프로였다. 애플의 시장 진입은 성공적인 AR 및 VR HMD 시장을 위해 구축하고 성장시켜야 하는 생태계에 경쟁사뿐만 아니라 다른 중요한 업체를 끌어들이는 계기가 됐으며,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라고 말했다.
3,499달러(약 460만 원)에 판매될 비전 프로는 사실상 대중을 겨냥한 제품이 아니다. IDC는 올해 약 20만 대의 판매량을 예상했으며, 초기에는 기업이 주요 소비자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CNBC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초도 물량으로 6~8만 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애플의 시장 진출에 따라 ‘공간 컴퓨팅’(애플이 비전 프로의 키워드로 내세운 용어)을 둘러싼 관심에 더 커질 전망이다. 테크스포넨셜(Techsponential)의 사장 겸 수석 애널리스트 아비 그린가트는 "애플의 공간 컴퓨팅 제품 출시는 관련 시장을 촉발시켰고, 경쟁업체가 공략하거나 피해야 할 목표를 제시했다. (비전 프로와) 직접적으로 비교 가능한 제품을 올해 안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발표한 곳은 없지만, 일부 제품은 분명히 개발 중이다. 다른 업체는 애플과의 직접적인 경쟁을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다른 개발 경로나 틈새시장을 선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3D 콘텐츠용 기기로 방향을 튼 소니
예를 들어 소니의 움직임이 흥미롭다. 지금까지 소니의 VR 야망은 게임에 집중돼 있었지만, 2024년에는 달라질 전망이다. 이번 CES에서 소니는 3D 콘텐츠 제작 그리고 엔터테인먼트 및 엔지니어링 분야 전문가 간의 협업을 목표로 하는 혼합현실 기기로 기업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직 제품명은 정해지지 않았다. 소니는 산업용 AR/VR 서비스 개발을 위해 지멘스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 독립형 헤드셋은 메타의 퀘스트 3 및 비전 프로와 유사한 4K OLED 디스플레이와 비디오 패스스루 기능을 지원한다. 또 가상 환경에서 3D 객체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2개의 컨트롤러가 있다. 포인터와 링 컨트롤러는 물론 물리적 키보드를 사용하면서 3D 객체를 조작할 수 있다. 2024년 후반에 출시할 예정이다. 이 헤드셋의 첫인상을 비전 프로 및 바르요(Varjo)의 XR-4와 비교한 지디넷의 기사에 따르면 소니의 기기는 독립형 기기로 출시되지 않는다. 대신 지멘스 NX 몰입형 디자이너(Siemens NX Immersive Designer) 소프트웨어(CES에서 발표됨)와 함께 패키지로 판매될 예정이다.
삼성 헤드셋 출시를 예고하는 최신 퀄컴 XR 칩
주목할 만한 소식이 또 있다. 소니 헤드셋이 가상 및 혼합현실 하드웨어를 겨냥한 최신 퀄컴 칩셋 스냅드래곤 XR2+ 2세대(Snapdragon XR2+ Gen 2)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퀄컴은 CES 개최 직전 차세대 헤드셋에 탑재될 이 프로세서를 공개했다. 개선 사항으로는 눈당 최대 430만 픽셀의 고해상도 디스플레이(XR2 2세대 칩의 3,000픽셀에서 증가)와 12개의 동시 카메라(이전 버전보다 2개 증가)를 지원한다. 혼합현실 기기의 핵심 기능인 풀컬러 패스스루 지연 시간은 12밀리초다. CCS 인사이트(CCS Insight)의 애널리스트 레오 게비는 블로그를 통해 "이런 개선으로 퀄컴 제품의 성능은 비전 프로와 거의 비슷해졌다. 올해 말 이를 사용한 제품이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퀄컴의 칩은 삼성에서 개발 중인 새 헤드셋에 탑재될 가능성이 높다. 2023년 초 발표된 이 계획은 애플의 비전 프로 발표 이후 보류된 것으로 보인다. 게비는 "삼성이 스냅드래곤 XR2+ 2세대를 기반으로 개발 중이라는 발표가 있었다. 언젠가 삼성의 강력한 독립형 헤드셋을 보게 될 것이다. 시기는 아직 알 수 없지만 2024년 후반이 가장 유력하다. 새 퀄컴 칩셋이 탑재된 기기의 가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비전 프로보다 더 낮은 가격대에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CES에서 주목받은 스마트 글래스
한편 이번 CES에서는 엑스리얼(Xreal)의 에어 2 울트라(Air 2 Ultra)와 TCL의 레이네오 X2 라이트(RayNeo X2 Lite) 등 여러 가지 증강현실 스마트 글래스가 공개됐다. 699달러인 에어 2 울트라는 일단 개발자를 대상으로 하지만, 오는 3월 출시되면 일반 사용자에게도 판매될 예정이다.
웨이페어러(Wayfarer) 스타일의 이 티타늄 안경은 무게가 80g으로, 무거운 헤드셋을 대체할 수 있는 가벼운 제품이다. 에어 2 울트라를 사용하면 현실 세계에 겹쳐진 디지털 객체로 대형 가상 모니터 등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아이폰에서 만든 공간 비디오를 볼 수 있다. 하지만 비전 프로나 퀘스트 3과 달리 USB-C 케이블을 통해 스마트폰, 노트북 또는 PC에 연결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무어 인사이트 앤 스트래티지(Moor Insights and Strategy)의 수석 애널리스트 안셀 사그는 에어 2 울트라 출시로 인해 시장에서 가장 큰 AR 헤드셋 업체가 ‘좋은, 더 좋은, 최고의(good, better, best)’ 제품군을 갖추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대부분 제품이 3-DoF(자유도, 회전축의 수를 나타내는 지표)를 지원하지만, 에어 2 울트라는 2019년 출시된 엔리얼 라이트(Nreal Light) 이후 이 기능을 버렸던 유니티가 6-DoF로 복귀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엑스리얼은 그 시장을 보고 있으며, 기존 사용자가 저가 제품에서 6-DoF로 업그레이드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참고로 2024년 5월 엔리얼은 엑스리얼로 사명을 변경했다.
그린가트는 "엑스리얼은 단순한 웨어러블 디스플레이에서 시작해 이제 컴퓨팅 기능을 구축하고 있다. 시야각이 다소 제한적이고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구축해야 하지만, 손 추적 기능이 원활했고 데모에서는 이미지 품질이 뛰어났다"라고 말했다.